서울·경기 경전철사업 속속 재시동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올스톱’됐던 서울과 경기지역의 민자 경전철 건설사업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 이는 최근 경기회복세와 더불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대출이 이뤄지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민간 건설사들이 사업 재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서울·수도권 민자 경전철사업 속속 재개

20일 금융권과 지자체,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되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PF 대출심사를 재개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경기 광명시의 철산∼관악 경전철사업에 대한 PF심사를 재개했다. 광명시청 공영개발과 관계자는 “경제여건이 개선되면서 관련 금융기관들의 반응도 상당히 호의적으로 변했다”면서 “경기회복세에 따라 은행들이 투자처를 모색하는 데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개발컨소시엄이 추진 중인 광명경전철 사업은 철산∼관악 간 총 연장 10.34㎞의 경전철을 건설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4242억원이다. 이 사업은 당초 지난해 말 착공, 오는 2014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금융권의 PF 중단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그동안 답보 상태를 보여 왔다. 광명시 측은 이번 PF심사 결과 금융지원 결정이 나는 대로 관련 절차를 거쳐 연내에 착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서울시의 첫 경전철사업인 우이∼신설 간 경전철사업이 착공돼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민간투자사업 사업시행자인 ㈜우이트랜스가 진행하는 이 사업에는 총 사업비 6465억원이 투입돼 총 연장 11.4㎞의 선로와 정거장 13곳, 차량기지 1곳이 건설된다. 우이∼신설 간 경전철사업도 금융위기로 5개월가량 지연된 끝에 이번에 착공됐다.

■소형 SOC사업 자금조달 ‘숨통’

이처럼 금융위기 이후 리스크관리에 힘썼던 은행들이 수익률 확보에 눈을 돌리면서 소형 SOC사업은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PF물량은 쌓여 있는데 제대로 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익률이 확보되는 소형사업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 국민연금도 임대형민자사업(BTL)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이 같은 투자자금이 BTL에만 국한되지 않고 수익형(BTO) 사업에도 좀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도로·항만 등 대규모 BTL사업과 개발형 사업은 여전히 재무적투자자(FI)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6년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가 폐지된 이후 민간투자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도로, 항만, 철도 등 BTO사업은 향후 수익성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크다.

시중은행의 한 PF 담당자는 “은행들도 손해나는 장사는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정부 차원에서 MRG를 대체할 만한 보완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