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건설업계 ‘자재대란’ 오나

성수기에 모래·자갈 부족… 수급 불안 철근값도 ‘들썩’

성수기 건설업계에 ‘자재 수급 불안’이라는 암초가 다가오고 있다. 올들어 자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가운데 8월 들어 모래 반입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설사와 철강사들의 가격 갈등이 깊어진 철근값도 오를 태세다.

9월 2일 건설 및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북한산 모래 반입이 중단된 이후 수도권 모래 공급의 양대 축을 이뤄온 인천 옹진군과 충남 태안군의 모래 반입이 최근들어 현저하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까지 수도권 소비량은 최소 1000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나 모래 재고는 바닥 수준이다.

특히 8월27일부로 태안군 일대 모래채취 허용량이 채워진데다 태안군과 옹진군의 신규 채취 허가도 각각 9월10일, 11월 이후여서 수도권의 모래 부족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와 레미콘업체들은 지난주부터 인천 남항 모래전용부두에 남아 있는 재고 모래를 확보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모래가격도 올해초 1톤당 1만4000원에서 1만7000원 내외로 올랐다.

건설업계는 9월이후 인천 청라·송도, 파주 운정·교하 등 건설현장의 모래수요가 급증, 레미콘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사 중단 사태 등도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갈 부족도 심각하다. 인천을 중심으로 수도권 서부지역 석산들의 돌 생산이 중단되면서 송도와 청라 등 굵직한 개발사업이 많은 인천은 최근들어 자갈 확보가 공사 진행의 관건이 되고 있을 정도다. 자갈은 무거운 중량 등으로 인해 생산지가 멀수록 물류비가 많이 들어 지역내 생산 자갈 확보가 건설비 절약의 관건이 되고 있다.

수도권 서부권은 연간 약 700만㎥의 자갈이 필요하지만 자체 생산은 300만㎥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경기 광주, 화성, 양주는 물론 선박을 이용해 멀리 호남서부권에서 반입하지만 공급 물량은 여전히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갈 가격도 지난해 기준 ㎥당 평균 3000~4000원 인상돼 2만원을 넘기고 있다.

여기에 철근값도 들썩이고 있다. 건설사와 철강사 간의 철강재 할인폭을 들러싼 갈등이 해결을 보지 못하면서 수급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제강사들은 기준가격은 76만1000원(고장력 10㎜, 현금가 기준)에서 구매물량에 따라 7만원까지 할인해줘 69만1000원이었지만 최근 이를 3만원으로 줄이겠다고 건설사들에 통보한 상태다. 또 9월부터 철강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