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레미콘 배치 플랜트 설치때 시행사―레미콘 직접 계약해야..

앞으로 시행사가 공사현장에 레미콘 배치 플랜트를 직접 설치하는 경우에도 레미콘 중소기업과 직접 계약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형 공사장에는 건설사(시공사)가 레미콘 업체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레미콘 현장 배치 플랜트를 설치했다.

하지만 레미콘 업계는 시행사가 배치 플랜트를 설치할 때 중소 레미콘 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무분별한 배치 플랜트 설치는 중소 레미콘 업체들의 이중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최근 직접구매제도와 관련, 공사 현장에 배치 플랜트를 설치할 경우 시행사와 중소 레미콘업체들이 직접 계약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직접구매제도는 공공기관이 공사 발주 시 공사에 소요되는 자재 중 중소기업청장이 지정한 품목은 공공기간이 직접구매해 건설업체에 제공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이 공사를 발주할 때 시공사가 레미콘을 직접구매하지 않고 공공기관이 레미콘을 직접구매하고 대금 결제를 해야 한다.

중기청은 그간 직접구매제도가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고 판단, 지난해 공공기관이 공사를 발주할 때 직접구매를 할 수 없는 경우, 지방중기청장과 협의하도록 법을 강화했다.

최근 한국도로공사는 레미콘 업체들을 모아놓고 청주-영덕간 도로 공사 전 구간에 현장 배치 플랜트를 설치하고 중소 레미콘 업체들에 경쟁 입찰로 배치 플랜트를 발주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도로공사는 도로 공사의 특성상 산간지역에서 터널을 뚫는 공사 등이 많아 주로 시공사의 현장 배치 플랜트를 사용해왔다. 또 공사 중 발생하는 암석을 레미콘 자재로 이용해 공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레미콘 업계는 청주-영덕간 도로 공사 모든 구간에 현장 배치 플랜트를 세울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 배치 플랜트를 세우면 레미콘 회사들이 중복 투자를 하는 것이다”라며 “일반 레미콘은 전국 어디서든 조달이 가능한데 이 부분까지 현장 배치 플랜트를 세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공이 공사 중 나오는 암석 때문에 현장 배치 플랜트를 세워야 한다고 밝히는데 그 암석을 인근 레미콘 회사에 판매해 공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