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폭설에 ‘울상’

시멘트업계가 폭설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예년보다 극심한 폭설과 한파로 출하공장 차량들은 발이 묶이고 공사현장 쉬는 날이 늘면서 1∼2월 시멘트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양회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시멘트 출하량은 약 450만t으로 전년동기 530만t보다 80만t(14.6퍼센트) 감소했다. 비수기이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공사현장이 작년보다 줄어든 데다 제로에 가까운 3월 분양물량과 중견건설사들의 경영위기 등으로 성수기에 들어서도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보금자리 주택 등 공공부문 건설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지만 하반기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상반기 시멘트 출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업계 1위인 쌍용양회는 1∼2월 시멘트 출하량이 전년동기 대비 15퍼센트 감소하자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줄어든 내수물량을 해외로 돌리기 위해 내수가격보다 20퍼센트 이상 낮은 가격에 선적하고 있다. 쌍용양회뿐 아니라 동양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등 연안지역 시멘트 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동양시멘트의 경우 지난달 시멘트 출하량이 25퍼센트 급감하면서 수출물량을 대폭 확대했고 라파즈한라시멘트 역시 줄어든 내수물량을 해외시장에서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출은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 협회가 잠정 집계한 1∼2월 시멘트 수출물량은 전년동기 대비 50퍼센트 가까이 급증했다. 하지만 업계 전체 수출비중이 5퍼센트 선에 머물고 있어 밀어내기식 수출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연안 시멘트사들은 내륙 시멘트사들에 비하면 나은 편에 속한다. 공장이 내륙에 자리한 한일, 성신, 아세아시멘트 등은 줄어든 내수물량을 수출로 만회할 수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타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현장은 크게 줄었는데 설상가상으로 폭설까지 겹쳐 1·4분기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건설사 부도설과 분양물량 급감 등도 악재로 작용해 올해는 작년보다 업종경기가 악화되면 됐지 좋을 리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