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유연탄값 비상

시멘트업계가 올 들어 유연탄 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서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쌍용양회 등 대형 시멘트업체들의 유연탄 연간공급계약 체결시기(3∼5월)를 앞두고 가격이 치솟아 흑자경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업체들이 수입하는 유연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산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말 t당 100달러 수준에서 이달 들어 115달러 선까지 급등했다. 2008년 7월 210달러를 정점으로 2009년 6월에는 81달러까지 떨어졌던 중국산 유연탄 가격이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더니 올 들어서는 상승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는 최근 유럽과 중국의 혹한과 폭설로 유연탄 수요가 급증한 데 이어 중국의 광산사고로 유연탄 채광이 줄어들어 국제시세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국내 시멘트 제조원가의 40 내외를 차지하는 유연탄은 가격이 오를수록 원가비중이 높아지는 데다 성수기와 연간공급계약 시즌을 앞두고 가격이 급등하면 적자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시멘트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유연탄 가격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쌍용양회 등 시멘트업체들이 지난해 체결한 연간공급계약 가격은 t당 90달러 미만으로 알려졌다.

현 상태라면 지난해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에 공급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더구나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유연탄 가격 급등세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는 유연탄 가격이 오르면 시멘트업계의 경영상태를 악화시키는 주요인이 된다”며 “건설경기 침체와 치솟는 유연탄 가격으로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필이면 코앞으로 다가온 연간공급계약 시즌에 맞춰 가격이 올라 업체들이 2008년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지난해 유연탄 가격이 80달러 선으로 내려오면서 적자 행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유연탄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어 러시아·호주산 유연탄 비중 확대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