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구매제도 시행 3개월.. 내달 공사 발주 앞두고 문의 쇄도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2월 경북 영천 보현산댐 건설공사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이 소식을 들은 레미콘 업체들은 중소기업청에 수자원공사가 보현산댐 공사를 할 때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분리발주)를 할 수 있도록 건의했다.

수자원공사 측은 4대강 사업의 시급성 및 공사시행 여건 등을 고려, 턴키 방식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낙찰자가 설계와 시공을 일괄 수행하므로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중기청은 공사용 자재는 설계 후 발주자가 직접구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자원공사가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 대상품목’을 직접구매해 시행사에 공급하도록 입찰공고상에 명시할 것을 요청했다.

결국 수자원공사는 지난 1일 보현산댐 입찰공고문에 공사용 자재에 대한 직접구매를 명시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월부터 도로·토목 공사 등의 입찰공고가 조금씩 나오면서 직접구매제도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직접구매제도는 공공기관이 공사 발주 시 공사에 소요되는 자재 중 중소기업청장이 지정한 품목은 공공기간이 직접구매해 건설업체에 제공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이 공사를 발주할 때 시공사가 레미콘을 직접구매하지 않고 공공기관이 레미콘을 직접구매하고 대금 결제를해야 한다.

중기청은 그간 직접구매제도가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고 판단, 지난해 공공기관이 공사를 발주할 때 직접구매를 할 수 없는 경우 지방중기청장과 협의하도록 법을 강화했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법이 강화됐지만 공사철이 아니라 실질적 움직임이 없었지만 최근 공공기관들이 입찰공고를 준비 중이어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레미콘, 콘크리트 등 관련업체들은 수자원공사가 발주한 보현산댐 건설에 직접구매가 적용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4대강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다. 정원탁 중기청 사무관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4대강 사업 및 턴키 공사에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를 적용한 최초 사례로 앞으로 여타 공사 입찰의 시금석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근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보은∼내북 간 도로 확·포장 공사 시 필요한 자동제어장치 등 2개 품목의 직접구매 예외 적용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청은 중기청, 조달청, 중소기업중앙회, 감리회사, 교수로 꾸려진 조정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참석위원 전원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요구한 직접구매 예외 적용을 불허했다. 이 사례는 예외사유 적용 협의제도 시행 이후 최초의 결과물이다.

정 사무관은 “아직 많은 공공기관이 직접구매 예외 적용을 요구하는 공문을 많이 접수하고 있지 않지만 설계사무소에서 직접구매 제도를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 많이 묻고 있다”며 “이는 공공기관들이 알아서 직접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